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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노인...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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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인간과꿈 |
등록일 : 2005-11-30 10:12
조회 : 1186
추천 :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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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현재 검빛에서 다시 읽혀지고 있는 글입니다.
과거 음유시인님지금은 번뇌성주님께서 검빛에 올렸던 글을 누군가가 다시 펌해서 올려놓았네요.
제가 그걸 다시 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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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 음유시인번뇌성주>
내가 경마를 시작하고 일년도 체 지나지 않았을 때의 일이다.
본장 이층 1번 홈....
내가 그 노인을 본 것은 바로 그곳에서였고....
그 날도 늦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마요일이었다.
적은 키에 중절모....번뜩이는 눈초리....마도로스 파이프를 입에 물고 여유 있게 담배 연기를 뿜어내는 60대 중반의 이 노인에게는....
세상을 겁 없이 살아 온 용기가 있었다.
결코 어느 누구에게도 지고 싶지 않다는 자부심이 그 얼굴에 있었고....
경마하는 우리들을 같잖은 듯이 내려다보는 거만함이 또한 그 노인에게 있었다.
그때 그 노인은 그럴만한 자격이 충분히 있었다.
노인을 따라 다니는 같은 또래의 초라한 빵모자 노인....신월동 김씨라고 부르던가?....
두 눈을 쉴 세 없이 꿈벅거리며 중절모 노인의 호통에 바보 같은 웃음을 짓던...
기억으론 용산 청과물시장 장씨라고 불렀던 같았고....
그리고 서 너 명 정도의 40대 여자들이 그 노인을 따라다녔고....
이들이 노인이 건 내는 마 번에 쉴 세 없이 마권을 사던 용역들이었다.
이들을 거느린 노인은 천하를 손아귀에 쥔 황제와 같은 카리스마가 있었다.
그가 지시한 만큼의 마권을 사지 못했거나 실수를 했을 때는 가차 없는 폭력이 행해지곤 했었다.
특히 신월동 김씨라는 노인은 툭하면 중절모 노인의 발길질에 걷어 체이기가 일수였고...
덩치 큰 장씨 노인은.....
[이 멍청한 눔아야! 그것도 못 사나!]
[그케 굼떠서야 어캐 하나!]
노인의 언어폭력에 두 눈만 꿈벅거렸다.
차제에....
나는 아편장이나 노름판이나...
그 어떤 곳을 가드라도 사람을 집요하게 살피는 버릇이 있다.
만일 상대가 내 흥미를 이끄는 사람이라면 나는 모든 일을 내팽개치고 그 사람의 주위를 빙빙 돌면서 그 사람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피고 기록하는 버릇이 내게는 있다.
그런 탓으로.....
사람들이 무심코 지나치는 사건들도 내 레이다에 걸려들면 그 사건과 그 사건에 연류 된 사람들의 면면히 내 눈에 속속들이 파헤쳐진다.
차지하고....
한 번은....
꽤 배당있는 마권에 원틀 배팅을 하고 거의 일억에 가까운 돈을 눈앞에 두었을 때....
노인의 표정을 살피던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 많은 돈을 적중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아줌마들과 두 노인들의 흥분된 고함에도 불구하고.....
노인은 배당판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런 노인의 두 눈에는 이글거리는 분노와 한이 날카로운 두 눈에서 작열하듯 튀고 있었다.
그런 노인의 입에서 놀라운 중얼거림.....
-----시팔!
갱마 헛 했다카이!
갱마 27년 헛 했다카이!
-----봉주하고 창기가 신마누스에 원틀로 잽했는디.
시팔 오십 장 밖에.
백 장은 샀어야 캤는디. 씨팔 노무 오십 장!
-----신마누스에 원틀로 잽했는디....원틀로 잽했는디.
노인은 그 엄청난 액수의 마권을 적중시켜 놓고도 더 사지 못한 것을 못내 한스러워 했었다.
그 날 내내....노인은 신경질 적으로 노인을 따르는 사람들에게 헛소리를 하듯 날카로운 음성을 흘려내곤 했었다...
---마! 오늘은 폴세 틀렸다 카이!
갱마 27년 헛했다 카이!
나는 그 날 내내 신경절적인 노인의 넋두리에 어처구니가 없었다.
도대체 저 노인의 욕심은 어디까지란 말인가!
하여튼 내 눈에 비친 그 노인의 마권질과 카리스마는 내가 4층 7번 홈으로 자리를 옮길 때까지도 계속 되었다.
나는 비록 내 주변에 겉잡을 수 없이 밀려드는 안양 아줌마들의 득세를 이기지 못하고 자리를 옮겼으나 그 노인의 행보가 궁금하여 이따금씩 2층 일번 홈을 찾곤 했었다.
그러던 노인이 내 눈 앞에 사라진 것은 그로부터 일년 쯤 후였을 것이다.
영영....
본장을 뒤지고 뒤져도 그 노인과 일당들을 그 후로는 볼 수가 없었다.
11월 첫째 주 일요 마요일.
그리고 제 1경주.
밤잠을 설치고 여기저기 눈팅을 하고....예상지를 뒤적여 찿은 복병 한 마리.....
그 놈은 마번 8번을 단 천수란 놈이었다.
기수 또한 최근 펄펄 날고 있는 조경호....
게다가 신우철 마방.....틀림없는 승부다....
나는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온갖 핑개를 대며 아내의 눈치를 살폈다.
하필이면 그날따라 11시 30분에 처갓집 쪽으로 중요한 결혼식이 있었고....
나는 그 결혼식의 참석 보다는 카드 결제를 넘긴 개인적인 문제로 인해 마판의 한 구라가 너무도 절실히 요구되고 있었다.
절실한....너무나도 절실한 한 구라.....
만일 내가 그 날 한 구라를 해내지 못하면 그 뒤는 상상하지도 못할 암흑 그 자체였으니까.
때문에 나는 처갓집 쪽의 결혼식을 버렸고....마판을 선택했다....
더더군다나 절묘하게 예식시간과 내가 노리는 일경주의 시간대가 겹치고 있으니 이것도 내게 불행이라면 불행이었다.
각설하고....
뻔히 속이 들여다보이는 온갖 변명을 다하여 가까운 사당동 마사랑 칠층에 도착한 것은 발매 마감 3분전.....
주력 한 장...받치기 한 장을 사고 나니 이미 발매는 마감이 되었다.
사실을 말하자면 천하의 올대가린 2번 용악산에 태종이만 기승하지 않았다면 나는 주머니를 털어 주력 마권을 한 장은 더 샀으리라.
그러나 그 놈의 태종이....
도저히 믿을 수 없는 한 맺힌 태종이만 아니었다면 나는 기꺼이 2.8마권에 내 주머니를 털었으리라.
어찌 되었든 깃발이 올라가고 태종이는 강력한 댕으로 말을 잘도 몰았다.
뒷말들과 많은 마신차를 보이면서.....
이제 경호의 천수만 꼬리를 달면 된다.
아아....천수.....
그 멋있는 경호.....
사코나를 돌더니 내가 예상한 대로 강력한 승부를 한다.
발걸음이 살고....직선 주로에서.....
내 마음을 줄이는 추입을....너무도 아슬아슬한 추입을 하면서....내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승부를 펼친다....
아아....마침내 간일발의 차로 이착.....
나의 주력마권이 적중을 한 것이다.
못내 나머지 자금을 질러 버리지 못한 것이 아쉽고 허전하다.
복승식 배당 14.2배.
나는 처갓집 결혼식을 불참한 죄스러움이 조금은 보상을 받는 기분을 갖는다.
그리고....
지인 한 사람이 잡아 둔 자리에 앉으면서 그날의 승리를 자신했다.
그날 또 하나의 승부경주....대상경주.....
스페셜러의 강축에 후착 달기.....
나는 효섭이가 탄 7번 도미라이터를 자신했으므로 스페셜러에 도미라이터로 달을 넘긴 카드 대금은 완전히 해결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여러 검빛님들이 아시는 것처럼.....스페셜너는.....
결과적으로 축 처진 어깨로 그 놈의 태종이는 또 나를 집으로 돌려보냈던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일경주가 끝나고 나서는 나는 스페셜러의 비운을 예감하지 못한 체 느긋한 여유로 지인이 뽑아다 주는 커피 한잔을 즐기고 있었다.
바로 이때였다.
느닷없이 내 귀를 찌르는 고함소리와도 같은 음성이 장내를 뒤흔든 것은....!
----내 갱마 27년 헛했다!
안 있나!
신마누스에 2.3.8 그대로 잡아 놨다 카이!
----2.8들어 왔다 안 카나!
갱호! 갱호가 들어 왔다 카니깐!
허참! 내 말 왜 글캐 몬알아 듣노 빙신 맹키로!
갱호! 갱호! 8번 갱호!
너무나도 큰 고함소리에 사람들은 일제히 고개를 돌렸다.
나는 너무도 익숙한 내 기억의 한 부분을 잡고 있는 습관적인 말 때문에 벼락처럼 고개를 돌렸다.
[.....!]
나는 두 눈을 부릅떴다.
내 예상은 틀림없었다.
나는 전기에라도 감전이 된 듯이 온 몸을 떨지 않을 수 없었다.
그 노인은 6.7년 전에 보았던 바로 그 노인이 틀림없었다.
그러나....아아....
이미 칠십은 훌쩍 넘겨 버린 노인의 형색은 그 때와는 너무나도 달라져 있었다.
잔인한 세월의 잔상이 그 노인의 얼굴을 형편없이 만들어 놓고 있었다.
습관처럼 빛바랜 중절모를 쓰고는 있었으나...
뿔 태 안경너머로 보이는 날카로운 눈빛은 죽어 있었고....
윤기가 넘치던 얼굴은 검은 빛으로 퇴색이 되어 있으며....
날카롭게 다려 입고 다니던 양복은 언제 세탁을 했는지 모를 정도로 남루하고 더러웠다.
그 얼굴에 넘치던 카리스마도 세상을 비굴하게만 살아 온 자의 비참함으로 변해 있었고..
그 얼굴에는 가난과 굶주림이 상흔처럼 깊게 패어 있었다.
어떻게 한 사람이....
불과 몇 년 사이에 변해도 이렇게 변할 수가 있단 말인가!
노인은 핸드폰으로 누군가와 한 맺힌 음성을 담은 통화를 하고 있었다.
----열 네 배가 너머!
엉..뭐라고...내 말 똑바로 안 듣고 몬 말하나!
갱호가 들어 와다 카니까!
신마누스에 2.3.8 그대로 잡혔다 카니께 모라 그랬쌌노!
----갱마 27년 헛 것 해뿟다!
씨팔! 내 말 듣나! 몬 듣나!
아편장이들은 웃었다.
큰 소리로 비웃었다.
너무나도 큰 소리로 악을 쓰듯 전화를 하는 노인의 절규를 어처구니없어 했다.
바로 그들의 내일이며....
내일에 있을 그들의 자화상인지 모른 체 짜증을 내기도 했다.
[저 영감 아침부터 술 취했군!]
[시끄러워! 불 난 집에 부채질 하나!]
[경비! 경비! 저 노인 데려 가!]
[증말 신경질 나게 하고 있어!]
그러나 노인은 사람들의 핀잔에 아랑 곳 하지 않았다.
----씨팔!
내 돈이 어딨노!
내 간다!
어허! 갱호라니까!
열 네 배! 갱호! 갱호!
아르바이트 학생 경비가 와서 노인의 팔을 잡고 이끈다.
학생이 손에 끌려가는 노인의 전화 소리는 계속되고 있었고....
아편장이들의 관심은 금방 노인으로부터 멀어졌다.
그러나 나는.....몸을 일으켰다.....
6.7년만의 기막힌 해후를 내가 그냥 흘려보낼 리 없었다.
노인은 화장실 쪽에서 멍하니 서 있었다.
그 옆에는 혹시라도 노인이 또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가서 큰 소리로 떠들어 댈까봐 노인을 옆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멍하니...한참을...
벽을 노려보듯이 서있는 노인의 주름진 얼굴 밑으로 메마른 물기가 번지고 있었다.
가믐 끝에 한 줄기 물줄기가 밭고랑을 타듯 주름진 얼굴로 흐르는 메마른 눈물....
그리고 오열하듯 한 중얼거림....
갱호...갱호...갱호...
마침내 노인은 축 저진 몸으로....그 초라한 모습으로....
몸을 움직였다.
불안한 아르바이트 학생의 염원을 들어 주듯 노인은 계단 쪽으로 걸을 옮겨 놓고 있었다.
안심을 한 알바가 다시 자신의 자리를 찾아 이동을 하고....
나는 천천히 노인의 뒤를 쫒았다.
흡사 허수아비가 걸을 옮기 듯 계단을 타고 내려가는 노인의 발걸음은 위태로워 보였다.
그러면서도 한 손으로 누군가와 통화를 다시 시작했다.
---그래...8번 갱호....
신마누스에 그대로 잽해 있었다카니까...몇 번이나 말을 해야 알아 듣것노.
노인의 목소리는 죽어 있었다.
노인의 목소리는 죽어 있었을 뿐 아니라 물기에 젖어 있었다.
---앙이...나 간다...
돈이 있어야제....한 갱주 더 본 것이 있그망...그냥 간다카이...
뭐가 있어야 찍어보제.
문득 위태로운 걸음으로 계단을 타면서 전화를 하던 노인의 몸이 휘청....발을 헛딛었다.
노인을 뒤따르던 나는 몸을 날리 듯 하여 노인을 부축했다.
간신히 노인이 몸이 중심을 잡았을 때....
이번에는 노인의 손에서 핸드폰이 노인의 손을 떠났다.
텅...터터터....텅.....!
핸드폰은 계단을 타고 구르다 모서리쯤에서 멈추었다.
니의 부축으로 인해 간신히 중심을 잡은 노인의 물기 마른 눈동자가 초라하게 나가떨어져 있는 핸드폰을 향했다.
안경 너머로부터 흘러나와 떨어진 핸드폰에 머물러있는 노인의 눈빛.....
노인의 눈빛은 온갖 감정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의 눈빛이 아니었다.
마판이 만들어 낸 인형의 무심함이....
무성한 잡초 속에 내버려진 어느 묘지의 황폐함이...
절망할 대로 절망하여 그 절망조차 잊어버린 자포자기가...
마치 비수의 일격처럼 노인의 눈동자에 꽂혀 있었다.
희망은 이미 날카로운 비수의 일격을 맞고...
노인의 동공 한 곳으로 비참하게 밀려나 죽음을 등에 업은 박쥐처럼 검은 날개를 퍼득이고 있을 뿐이었다.
나는 노인의 그 눈동자에 내 온 영혼이 감전되어 신음하는 것 같았다.
나는 그 간전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안간힘으로 떨어진 핸드폰을 주어주려고 몸을 움직였다.
연식이 오래된 핸드폰이었다.
게다가 떨어질 때의 충격으로 핸드폰은 화면이 나가 있었다.
화면이 나가 있었을 뿐 아니라 본체와 밧데리 사이에 심한 손상을 입고 크게 벌어져 있었다.
핸드폰은 더 이상 사용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망가져버린 것이다.
나는 안쓰러운 마음으로 다시 노인을 향해 몸을 돌렸다.
그 순간 노인은 이미 내게 가까워져 있었다.
내가 미처 핸드폰은 이미 망가져 있으며...
고장이 났다고 말 할 사이도 없이 휙! 노인은 낙아 채듯 내 손에서 핸드폰을 빼앗아 갔다
더 이상은 나의 도움 따윈 귀찮다는 듯이 나를 휙 떠밀고는 다시 위태로운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나는 그런 노인을 더 이상은 따라 붙을 수가 없어 휘청거리는 걸음으로 계단을 타고 내려가는 노인을 멍하니 처다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바로 이때였다.
계단에 메아리를 만드는 노인의 큰 소리가 터지기 시작했다.
---내 간다 카니까.
올인댔다 카니까.
쓸데읍는 소리말어.
자네...갱마장에 오면 죽어.
---내사 울 아버지가 오른쪽으로 가라면 왼 편으로 갔제.
희다하면 검다 했제.
올라가지 말라하면 올라가 부수고 말았제.
갱마하면 망한다고 해서 갱마했제.
---땅 팔면 안된다고해서 땅 팔았제.
빌댕 팔지 말라캐서 빌딩 팔았제.
조강지처 버리지 말라캐서 조강지처 버렸제.
아부이 말 안듣고 살아 온 내는 죽어도 싸제.
그나 자넨 안돼야...오면 죽느다 카이.
무쇠도 녹는다 카이.
콰아아아----앙-------!
내 귀에 낙뢰가 떨어졌다.
내 영혼이 비참하게 신음했다.
메아리를 만들며 절규인양 터지는 노인의 입에는 망가진 핸드폰이 대어져 있었다.
그랬었구나....
아아...그랬었구나.....
노인의 핸드폰은 원래부터 작동이 되지 않는 고장 난 핸드폰이었구나.
망가진 노인의 핸드폰은 지금의 충격으로 망가진 것이 아니라 이미 심하게 망가져 있어 이미 그 기능을 상실한 핸드폰이었구나....
기능을 상실한 핸드폰을 들고 온장이 떠나갈 듯 소리를 질러댔던 것이 다른 사람과의 통화가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쏟아 붇는 절규였었다니....!
너무나도 초라하게 변해버린 자기 자신에 대한 울부짖음이었다니....!
그렇게 살아 온 자신의 인생에 대한 통렬한 후회였다니!
이제는 미친놈이라고 치부해 버리면서 아무도 귀 기울려 주지 않는 세상을 향한 한 맺힌 하소였다니...!
너무나도 절절한 한이 맺힌 마판을 향한 울분을 고장 난 핸드폰에 퍼붇고 있었다니....!
아아....가여운.....
나는 제대로 서 있을 수도 없어서 계단의 난간을 붙들고 두 다리를 후들거렸다.
내 모습이 바로 그 노인에게 있었다.
머잖아 찾아 올 나의 자화상이 그 노인에게 있었다.
절망하여 망가져 나가 떨어질 우리 아편쟁이들의 모습이 바로 그 노인에게 있었다.
아아....
잔인한 마판이 저 노인에게 내린 가혹한 형벌이.....
바로 내 몸에....
바로 우리 아편쟁이들의 몸에 내려지고 있다는 것을 우리 아편쟁이들은 알고 있을까?
너무나도 잔인하고 가혹한 형벌을 알고 있을까?
알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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